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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엄마와 떨어지는 것, 낯가림은 뇌가 발달했다는 증거, 낯을 전혀 안 가려도 문제가 됩니다.

by 나누미언니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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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와 떨어지는 것 

생후 8개월 전후가 되면 아이는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해져서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자주 만나 친근한 사람들에게 집착을 하고, 싫어하는 것을 대하면 울음을 터트리거나 짜증을 내는 등 나름의 의사 표현을 합니다. 이는 그만큼 아이의 뇌가 성숙해졌다는 증거입니다. 문제는 이와 맞물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태어난 직후부터 6개월 정도까지 엄마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살아가다가 그 이후에 엄마가 자신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와 자신이 서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점점 심해지면서 엄마가 잠깐이라도 아이를 혼자 두면 아이는 숨이 넘어갈 만큼 소리를 지르며 웁니다. 이처럼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을 '분리 불안'이라고 합니다. 분리 불안이 시작될 때 엄마들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 때문에 몹시 힘들어하고 짜증을 냅니다만, 분리 불안은 아이와 엄마의 애착이 잘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발단 단계에 있어 중요한 단계에 정상적으로 이른 것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분리 불안을 겪지 않는 것은 엄마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조금 더 자라 심각한 정서적 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분리 불안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뛰어넘어야 할 발달  과제이며, 이 과제를 잘 해내야만 다음 발달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분리 불안은 3세 전후로 점차 사라집니다. 여자 아이의 경우 3세 정도가 되면 엄마에게서 떨어져 다른 사람과도 어울려 지낼 수 있습니다. 남자 아이는 이보다 조금 늦고 편차가 커서 4세 정도가 돼서야 극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발달 속도가 다르므로 늦는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엄마가 없을 때 우울해하고 아무것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분리 불안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2) 낯가림은 뇌가 발달했다는 증거 

아이는 세상에 대한 인식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신과 다른 대상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이를 '낯가림'이라고 합니다. 그 대상은 낯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동물이나 소리, 혹은 상상으로 만들어 낸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8개월 전후로 낯가림이 시작됩니다. 아무리 순한 아이라고 해도 이 시기가 되면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심한 경우 경기를 일으킬 만큼 울기도 합니다. 이는 엄마를 알아본 직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전에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이젠 구분을 하고 두려움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만큼 기억력이 발달하고 나름의 사고 체계가 잡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이에게는 이제 새롭게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대상을 무서워하는 자체가 바로 세상에 적응해 가는 과정입니다. 엄마는 낯을 가리는 아이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민망할 때가 종종 있지만, 낯가림 자체가 아이가 엄마를 알아본다는 의미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의 낯가림을 완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게 조금씩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이 아이의 두려움에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 가는 아이에게 모든 것이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엄마가 먼저 아이의 편이 되어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과 울고 떼쓰는 행동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아이가 낯선 대상을 무서워할 때 행동으로 그것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낯가림에 대비하여 평소에 아이로 하여금 부모가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 호기심을 마음껏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세요. 평소에 부모가 보호한다는 핑계로 이것저것 제재를 가하고 억압을 한 아이일수록 낯가림이 심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얼마만큼 엄마를 신뢰하고 있는가'입니다. 엄마를 완전히 믿을 수 있어야만 아이의 두려움도 사라집니다. 낯가림을 할 때 엄마가 보살펴 주면 이 믿음이 커서 점점 낯가림이 덜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점점 더 심하게 낯을 가리게 됩니다. 

 

3) 아이가 낯을 전혀 안 가려도 문제

낯가림이 너무 심하면 엄마들은 걱정을 합니다. 반면 아이가 낯을 전혀 가리지 않으면 '내 아이가 순한가 보다' '성격이 좋아 다른 사람에게 잘 안기나 보다'하며 안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낯을 전혀 가리지 않는 것이 낯을 심하게 가리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잘 안긴다면 엄마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영.유아기에 가장 골치 아픈 증상인 '애착 장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엄마를 가장 좋아하고 엄마에게 잘 안기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면,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주변인에게 아무런 느낌을 갖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가 전혀 낯을 가리지 않는다면 평소 엄마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 밖에도 너무 이른 시기에 어린이집 등에 아이를 맡겼다면 다른 아이보다 여러 사람이 돌봐 주는 환경에 일찍 노출이 되어 낯가림이 적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엄마와의 애착이 생기기도 전에 어린이집의 원장, 보모 선생님들과 만나다 보니 엄마가 특별한 존재로 인식이 되지 않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안아 주고 놀아주면 좋아집니다. 

낯가림이 없는 아이 중에 간혹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자폐증으로 인해 엄마와의 교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세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사회성이 떨어지고 타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낯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또한 지능이 떨어져도 낯가림이 늦거나 덜합니다. 엄마와 타인을 제대로 구별해 낼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정성껏 보살피고 아이와 함께한 시간도 충분했는데도 8개월 전후로 낯가림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면 발달의 이상 여부를 진단받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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